칼럼

김태완 칼럼

9월 신학기제 도입: 학사일정의 글로벌 표준화는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다

January 21, 2015

한국미래교육연구원장·전 한국교육개발원장 김태완

우리는 현재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해 통산 1600만명의 한국인이 해외로 나갔고, 1400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했다. 현재 국내에는 180만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으며, 그 자녀는 20만명에 달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의 수는 170여개국 700만명에 이르고 있다.
 
글로벌 시대는 글로벌 인재양성의 시대를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외국으로 유학을 나가 있는 학생은 22만명이며,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9만명이다. 이것은 가계의 교육투자로 봐야 하지만 비용 측면에서만 보면 우리는 매년 4조원 이상의 유학·연수 수지 적자를 보고 있다. 국내외 유학생은 물론 해외동포 자녀, 국내 외국인 자녀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국경을 넘나들고 있으며, 대부분의 선진국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교육을 제공하고 인재를 기르고 있다.
 
지금은 전 세계가 하루 24시간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대다. 한국이 국제적으로 좋은 파트너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교류와 소통과정에서 불편이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신학기제를 운영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대부분의 좋은 대학과 학교는 세계 국가의 70%가 있는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9월 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학생들은 3월에 시작하는 국내 학제와 9월에 시작하는 국제 학제의 차이로 외국에 나갈 때와 다시 국내로 들어올 때 반년씩 1년 정도의 손해를 본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유학생도 같은 정도의 시간적인 손실을 본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도 9월 학기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유학을 고려하는 중국인 학생은 일차적으로 9월 학기제를 운영하는 서구 국가의 대학과 학교를 선택한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을 선택한 중국인 유학생은 특별히 선호해서 선택한 경우가 아니라면, 9월 학기제를 운영하는 서구의 대학에 여러 가지 이유로 진학하지 못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이것은 국제적으로 원활하게 소통되지 않는 국내 학기제로 인해 해외의 우수한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 제도를 바꾸는 수고로움과 추가적인 비용은 제도를 바꾸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위해 감수해야 한다. 9월 신학기제가 도입되면 국제적인 통용성의 제고뿐만 아니라 그동안 겨울방학 이후 3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한 달간의 귀중한 시간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던 문제가 해결된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입시로 인해 추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는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
 
9월 신학기제를 도입하면서 겨울방학 기간을 줄이고 여름방학 기간을 늘리면 사회로부터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대학생들은 긴 여름방학 동안 공공기관과 회사에서 인턴십을 하며 사회를 익히고 졸업 후 취업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거나 해외여행을 통해 국제사회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물론 초·중·고 학생들도 마음껏 소질과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이를 통해 더 성숙해질 수 있다.
 
지금도 늦었지만 더 이상 늦어지지 않도록 시대에 맞지 않는 현재의 학기 제도를 고쳐야 한다. 9월 신학기제는 국제적으로 본류(main stream)이고, 3월 학기제는 지류(side stream)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가뭄이 들면 지류부터 먼저 마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호환성이 약한 소프트웨어는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고 소멸됐음도 판단의 준거가 될 것으로 믿는다.
 
* 국민일보 1월 14일자 <이슈논쟁> 게재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