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태완 칼럼

왜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 교육을 해야 하는가?

December 19, 2014

한국미래교육연구원 원장 김태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를 새롭게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교육분야를 살펴보면, 지방선거 이후 계속 제기되고 있는 무상급식, 자율형사립학교, 혁신학교, 교육감선출방식 등과 같은 외형적인 이슈에 묻혀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참고로 세계적인 교육용 소프트웨어개발회사인 피어선(Pearson)이 지난 5월 국가간 학습곡선지수를 비교하여 발표한 내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학습곡선지수는 OECD가 3년에 한번씩 발표하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지표는 물론 18개의 교육과 사회경제적인 지표를 모두 포함하여 만든, 하나의 종합적인 교육발전지수이다. 2014년 평가에서 대한민국은 참여한 40개국중 1위를 하였으며, 일본이 2위를 하였다. 2년전에 나온 첫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가 2위, 일본이 4위였으므로 이 자료는 우리 교육이 매우 잘 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올해의 피어선보고서는 가장 잘하고 있다는 한국교육의 취약점을 보고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청소년의 문제해결능력점수는 16세부터 30세까지는 OECD 평균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지만 30세 이후부터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연령대별 점수가 표시된 그라프를 통해 제시되고 있다(OECD, 성인역량평가국제비교, PIAAC). 이것은 우리 학교교육의 효력이 30세 이후에는 거의 소멸되고 있으며, 소멸되는 속도와 폭이 다른 국가보다 빠르고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한국의 청소년은 30세 이전까지 높은 문제해결능력을 보이다가 30세 이후부터 급격하게 낮아지는가? 일반적으로 30세 이전까지는 어려운 사회문제에 적극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대체로 공부를 잘하면 문제해결능력도 높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지적 능력이 문제해결능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30세 이후에는 어려운 사회문제에 직접 노출되면서 지적 능력은 한계를 들어낼 수밖에 없다.

 

성인사회의 문제해결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와 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더불어 살 줄 아는 사회적, 정서적 능력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의 기저에는 사람간에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신뢰와 소통이 존재하지 않음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직접 체험 또는 실천을 통해 길러지며, 현재 가정과 학교교육에서 소홀히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학교교육은 청소년들의 사회적, 정서적 능력의 발달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학교폭력, 왕따, 자살 등은 대부분 이 능력의 부족과 관계가 깊다. 우리 자녀와 학생들은 지적인 능력발달을 중요시하는 부모와 교사, 그리고 사회의 요구를 수동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딱한 입장에 있다. 만약 우리 2세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제대로 키워주지 않으면 이념간, 지역간, 빈부간, 세대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점점 커질 것이다.

 

앞으로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2세들은 감정과 정서가 안정되고 풍부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능동적으로 길러가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지식중심의 교육이 국제사회가 이미 시도하고 있는 역량중심의 교육으로 발전해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한국교육은 우리 2세들에게 문제해결능력의 기본이 되는, 더불어 살 줄 아는 사회적, 정서적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나타난 사회적인 문제점을 교육분야에서 숙고하여 개선해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길이다.